프롤로그
새로운 전개와 심화로 넓어지는 문학 세계
대화 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애프터 다크』까지
칼럼
* 소리(음향)에서 들려오는 것 - 음악(1) 클래식
* 여러 가지 고독의 모습들 - 음악(2) 팝, 록 그리고 재즈
* 고다르부터 카우리스마키까지 - 영화를 둘러싸고
* 달리기
* 역사의식
* 4라는 숫자
* 시라카와 시즈카
* 눈물
대화 Ⅱ
『1Q84』를 해독한다
대화 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매력
칼럼
* 『1Q84』와 『다이보사쓰토게大菩薩峠』
* 색깔
* T. S. 엘리엇
* 1963년
* 챈들러에게서 배운다
* 뼛속부터 여행을 좋아하기에
* 마루야 사이이치
대화 Ⅳ
단편소설을 둘러싸고
「중국행 슬로보트」 「5월의 해안선」 「오후의 마지막 잔디밭」 「반딧불이」 「헛간을 태우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빵가게 재습격」 「코끼리의 소멸」 「렉싱턴의 유령」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벌꿀 파이」 「우연의 여행자」 「드라이브 마이 카」 「예스터데이」
에필로그
독자가 찾는 이야기 세계를 그리는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서지적 연보
무라카미 씨는 ‘인간은 이층 건물 집’이라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그 요지는 대략 이런 것이지요
‘일층은 모두가 모여서 밥을 먹거나 대화를 나누는 공동 공간이다. 이층은 개인 공간으로 나뉘어 각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한다. 지하가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쟁여두거나 이따금 들어가 넋 놓고 있다가 나오기도 한다. 일반 소설이라면 이런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실은 지하 일층 아래에는 또 다른 지하가 있다. 그곳에는 특수한 문이 있어서 평소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어쩌다 들어가면,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어둠뿐이다. 거기서 사람들은 평소 집 안에서는 하지 못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건 자신의 혼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이 그곳에 들어가면 나오는 길을 몰라 복귀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소설가는 의식적으로 그 지하 이층의 방을 들락날락할 수 있는 사람이다. 비밀의 문을 열고 캄캄한 어둠으로 들어가서 그곳을 체험하고, 다시 문을 닫고 현실로 복귀한다. 그것이 직업적인 작가이고, 진짜 작가다.’ --- p.52~53
《1Q84》는 넓은 의미에서, ‘소설이란 무엇인가, 이야기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바탕에 깔린 작품입니다. 후카에리가 소설을 만들어냄으로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리더 계층과 싸워나가는 구도가 형성되지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진짜 이야기란 일원적인 사고를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라는 확신이 맨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지요. 이것은 또 하나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168
일반적인 소설의 주인공이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가를 중얼거릴 때는 현실의 세계, 우리의 시간, 우리의 공간 속에 살면서, 왜 이런 국면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묻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오마메는 그런 것과 다릅니다. ‘나는 왜 이 이야기 속에 있는가. 그것은 자신의 의지로 있는 것이다’라는 겁니다. 그 때문에 인생론도 세계론도 아닌 이야기론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달이 두 개인 이야기 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아오마메가 말할 때부터 세계가 바뀝니다. 이 이야기 세계가 바뀌는 모습은 전대미문이라고 할 정도로 소설 속의 소설론으로서 가장 멋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p.182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음의 어둠이라든가 영혼 속을 드나들면서 거기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많이 쓰지만, 그와 동시에 역사나 사회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평범한 현대인의 삶 속에 그런 것을 투영해내고 있지요. --- p.286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자신의 혼으로 깊이 들어가는 일인데, 거기서는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이 마구 뒤섞여서 다가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각기 말이 다르고, 생활환경이 다르고, 사상도 다르지만, 혼까지 내려가면 거기는 같은 세계입니다. 언어도 없고, 선악의 기준도 없으며, 생사도 불분명하고, 캄캄한 어둠뿐이지요. 그런 곳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다양한 문화의 경계를 넘어서 세계의 인간이 함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계 곳곳의 문화가 그렇게 다른데도, 신화에서는 비슷하게 통하는 부분이 아주 많으니까요.’
1979-2014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여자 없는 남자들』까지
한결같이 소설가로서 외곬 인생을 걸어온 무라카미 하루키. 독자가 찾는 이야기 세계를 그리는 무라카미 하루키. 새로운 전개와 심화로 문학 세계를 넓히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작품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사랑을 받으며 널리 읽힌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는 두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북]을 편집한 유카와 유타카, 하루키 대표작이 발표될 때마다 매번 인터뷰를 해온 고야마 데쓰로가 하루키 문학 세계에 관해 이야기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둘러싸고 작품의 변화, 미국 문학의 영향 등 왜곡된 정설에 의문을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키 문학의 근간은 무엇이며 문학 세계란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해 나간다.
대화 Ⅰ에서는 초기 작품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1973년의 핀볼』은 문체의 확립을 지향하며 쓴 것이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강력한 문체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숲』과 〈반딧불이〉 등 여러 작품을 예로 들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늘 혼의 영역을 확장하고, 깊숙이 파고들고, 그 세계를 열어가는 이야기, 인간의 어둠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고 이야기한다. 소설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소설 그 자체를 어떻게 읽었으며 그와 관련한 작품 해석은 어떠한지, 서술 형식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등 저자 나름대로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특징을 잡아낸다.
대화 Ⅱ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진행한 인터뷰와 각 작품을 근거로 하여 『1Q84』가 담고 있는 의미를 정밀 분석한다. 특히 『1Q84』의 커다란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인 리틀 피플은 무엇인지, 선과 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등을 집중 조명한다. 소설 속에 나타난 신화적 요소, 이야기론 등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에 관해서도 논한다.
대화 Ⅲ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소설 작품과 비교하며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매력을 짚어본다. 그리고 타자의 발견이라는 점과 삼인칭소설의 힘에 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
대화 Ⅳ는 단편소설 15편을 출간 순으로 살펴본 후 끝을 맺는다. 각 단편에 관한 두 저자의 깊이 있는 해석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는 두 저자의 독창적인 작품 해설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파악하지 못했던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출발점, 핵심 사상, 특별한 의미에 한층 더 심층적으로 다가가게 해준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나름대로 작품을 읽은 체험을 바탕으로 하루키 문학 세계를 탐닉해보자.
이와 더불어 음악·영화광인 무라카미 하루키, 역사를 의식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4라는 숫자에 남다른 인식을 지닌 무라카미 하루키, 눈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색깔을 의식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중심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읽는다면 색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