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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샤 : 자유를 향해 날아간 한 소년의 이야기

  • 2015년 06월 26일 | 이찬석
  • 제본형태 : 무선 | 면수 : 224쪽 | 크기 : 140*200*20mm
  • ISBN : 9788974256203
  • 가격 : 12,000 원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왕따 문제를 피해 학생의 시점에서 적나라하게 묘사한 실화 소설!우리가 알고 있다고 자만했던 왕따의 현실을 고발한다"오늘부터 네 이름은 짜샤다!"고등학생 성근이는 홀몸으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에게 효도하기 위해 외교관을 꿈꾸며 지식을 갈고닦는다. 함께 꿈을 키우는 친구 민호가 있어 학교에 가는 것이 무척 즐겁다. 그러던 어느 날 사소한 실수로 민호가 학교의 무법자인 동식이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게 되고, 성근이의 일상도 나락 속으로 떨어진다.왕따가 된 성근이에게는 '짜샤'라는 별명이 생긴다. 매일 동급생에게 무시당하고 얻어맞지만, 그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 외로움에 홀로 눈물짓는다. 소리쳐 도움을 구할 용기도 없고 자신을 향해 내밀어진 손을 잡을 희망도 없는 성근이에게 미래의 꿈은 닿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멀고 아득하다.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왕따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당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괴로운지, 모두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그 실상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처참하다. 이 소설은 왕따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유도 없이 겪어야 했던 폭행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육체적인 폭행과 정신적인 고문 두 가지 측면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왕따인 주인공 성근이의 심경 변화를 통해 우리가 왕따 피해자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롤로그
추천의 글
나는 폭력이 싫다
건달 아버지
아버지와 싸움 수련 
아버지의 마지막
엄마의 사랑법 
공포의 화장실
엄마의 기도
민호에게 달려가다
민호의 입원
민호 엄마의 용서
면죄부를 받은 동식이
치욕스러운 가위바위보 게임
덕요의 반기
고물상 결투
민호와의 이별
노란 쪽지를 받고
처음 겪는 집단 폭행
폭력에 떨던 시간
옥상에 숨어
누군가 알아주길
두려움에 잠식된 봄방학 
견딜힘이 없다
엄마의 설득
살인을 결심하다
복수의 실패
유일한 탈출구 죽음 
엄마에게
안녕 세상아 
짜샤를 떠나보내며

나는 바로 동식이를 가리키고 싶었다. 당장 그놈에게 달려가 “바로 이놈이 민호를 그렇게 만든 놈이에요.”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이제는 정말이지 비굴하게 행동하지 않고 싶었다. 그러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입이 열리지 않았다. 비참했다. 어젯밤 그렇게 분노했고 친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으면서 당장 때가 닥쳐오자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참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p.75

지금까지의 상황이 잘못되었다. 모두가 그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무조건 그를 따르며 싫다고,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그 누구도 꾸짖거나 큰 소리로 그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 결과 동식이는 동정하거나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래서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매몰차게 교실을 떠났다.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할 기회였음에도 말이다. --- p.80

어제와 다름없이 교실은 동식이의 왕국이다. 동식이는 교실의 침묵을 이용해 친구들의 입을 막고 자신의 권위를 견고히 하기 위해 말없이 분위기를 잡으며 교실 뒤편에 앉아있었다. 우리는 모두 동식이가 살포하는 두려움 안에서 호흡하고 있었다. 그 두려움은 정말이지 평생 지워지지 않을 만큼 우리 세포 곳곳에 각인되었다. --- p.139

교실에 남은 것은 본보기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기만을 바라는 나약하고 초라한 우리뿐이었다. 너나없이 관망자였기에 누구를 타하거나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비난할 수 없었다. 피해자를 도와줬다가는 결과가 뻔했기 때문에 우리는 비굴한 순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각자에게 있어서 용기는 사치일 뿐이었다. 마음은 친구를 위로하고 있었지만, 그 위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낮게 포복해야만 했다. --- p.140

나는 신문지 속에서 웅크린 채 울음 반 앓는 소리 반을 옥상에 게워 내었다. 별은 들었을 것이다. 달은 들었을 것이다. 내가 앓는 소리를 하늘은 들었을 것이다. 짐승처럼 구부리고 끙끙 앓으며 까만 밤을 하얗게 새운 것을, 별과 달만은 알아줄 것이다. --- p.160

엄마는 자식을 위하는 일이라면 용맹한 전사가 될 거야. 가난을 이겨 내기 위해 일터에 나가는 것은 정말 어렵지 않아. 근데 쓰러져 가는 너를 부축해주지 못하는 이 현실이 정말 견디기 힘들어. 엄마가 여기 있는데도 손을 잡지 않고 스스로를 찬바람 앞에 버려두는 네가 정말 미워. 그리고 서운해. 이제라도 엄마를 찾아봐. 엄마를 바라봐. --- p.194

학교에서 지내고 싶었다. 학생이라는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엄마의 아들로 계속해서 남고 싶었다. 친구들의 친구로 남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내 꿈은 사라졌다. 그 누구의 무엇도 나는 되고 싶지 않다. 엄마의 아들로서도 자격을 잃었다. 나는 더는 세상에 미련이 남아있지 않다. 오직 하나 너의 처절한 후회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함께 이 세상을 떠나는 것. 그게 나의 마지막 소망이고 꿈이고 목표다.
 

저 : 이찬석

한때 사업체를 운영했으며, 수십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절도범으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다녀온 이력이 있다. 이후 시민단체의 대변인 및 벤처사업가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담장 안에서 건져 올린 생각>, <어머니와 김장김치>, <짜샤> 등이 있다.

가해자는 누구인가.

왕따 문제의 기저에 심도 있게 접근하는 이 시대의 지침서 
매일 절망인 이 아이의 모습은 결코 낯선 세계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여기 나의 이야기이며 내 친구, 내 자녀의 이야기다. 지금까지 왕따 사건을 "친구끼리 다툴 수도 있지.", "저 아이는 장난으로 그런 거라는데." 같은 어리숙한 관용의 마음으로 지나쳤다면, 이제는 그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가해자는 가해자대로 위장하고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아픔을 숨긴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어른들이 현실을 몰랐던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왕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사회의 어른들 모두가 가해자다. 이 책은 관심과 배려로 감싸 안아 소중히 키워야 할 청소년기를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한 우리들에게 보내는 엄숙한 질타이고 회초리다. 또한 그런 청소년기를 보낸 모든 어른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왕따 피해자의 심리가 변화하는 과정을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간다. 따라서 처절한 왕따 피해자의 정신적인 충격과 심리적 불안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해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왕따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소설은 왕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 해결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